꿈일기) [160609] 사람의 신부
2016.06.09 21:48

 

문득 생각났다.새벽에 꿈을 꿨는데, 식인을 하는 어떤 존재(그가 별난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집단-혹은 종족-은 식인을 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와 그 존재가 자신의 신부(여기에서 신부라는 단어는 종족의 번식을 위한 교미상대를 뜻함)로 인간 어린아이를 데려와 기르는 내용이었다.

인육은 피, 내장 등을 제거한 후 보관하는데, 취향에 따라 뼈는 발라내기도 하고 남겨두고 하고, 이 집 주인의 취향은 최대한 원형을 손상시키지 않는 보존법이라 인간의 부분임을 알 수 있는 고기들이 집 곳곳에 널려있었다. 내장을 발라낸 반으로 쪼개진 몸통이나 팔다리 같은 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놓여있는 그 집에서 그 존재는 고기를 다듬고 있었고, 아이는 그런 그에게 어떤 두려움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건 어떻게 먹을 거야?"

그는 아이에게 인육은 절대 주지 않았다.

"잘 찢어서 훈제를 만들까 한다."

그의 한쪽 무릎 위에 올라온 아이는 그곳에 앉아 그가 고기를 찢는 것을 구경했다.

"손으로 하면 안 힘들어?"

아이의 물음에 그는 결에 맞추어 찢는 방법을 시범을 보이며 설명해주었다.

그는 인간에 비해 훌쩍 큰 키와 긴 팔다리, 그리고 비교가 되지 않는 근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고심해서 인간 마을에서 골라 데려온 작은 아이에게 과일과 동물고기 등 인간이 먹는 음식만을 엄선하여 먹여가며 키운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아이는 처음 이 집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자라긴 했지만, 여전히 그에겐 조그만 신붓감일 뿐이다. 이제야 그의 허리께에 겨우 머리 꼭대기가 닿는다. 다 자란 인간은 다들 이 정도 크기였던가. 그는 저번 사냥 때 보았던 인간을 떠올렸다. 신붓감이라고 해도 너무나 작았던 아이를 상대로 여태까지 교미를 시도한 적도 없다. 신붓감이라기 보다는 애완동물을 한 마리 애지중지하며 키우는 것에 가까웠다. 그가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것을 지켜본 그의 친구들이 입을 모아 그렇게 말했다. 그동안 딱히 성욕으로 힘든 것도 없어 느긋하게 곁에 두고 키운 시간을 세어보니 적지 않은 시간이다. 제대로 키를 비교해본 적은 없지만 아이의 키가 인간들 중에서 작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키가 컸다지만 그가 보기엔 여전히 작은 아이였지만.

그리고 그는 아이에게 조금씩 교미에 대한 것을 가르쳐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는 몸 개발 기간이었고, 나는 핑거링 직전의 분위기까지 지켜보다 깼다. 깨고 나서는 아이고 망측한 꿈이었다(그치만 야시시해서 나쁘지 않음) 하고 말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전반적인 설정이나 그 집에 널린 인육 비주얼이 생각보다 고어하고 그로테크스한 느낌이었구나 싶고... 맨정신으로는 못 떠올릴 설정이라 신기해서 기억나는대로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