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일기) [200925] 빌런 자폭 사건에 휘말렸던 어느 소녀의 회고
2023.08.24 00:18

빌런이 체포되기 전에 자기 몸을 날려서 자폭공격을 했다고만 정리될 사건이었지만, 사실은 비밀이 하나 있었던 거야. 그건 바로 빌런이 터트린 것이 폭탄이 아니었다는 거지. 그건 폭탄이 아니라 어떤 목적의 장치였어. 그것도 엄청한 고출력을 필요로 해서 부품의 내구성 때문에 1회용으로밖에 쓸 수 없는 고도의 발명품이었지. 아마 학계에 발표된다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을 거야. 물론 발명한 사람은 이 연구가 윤리적으로 지탄받을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빌런이었지. 그래서 범죄 계획에 선뜻 이 기술을 사용하기로 한 거야. 이 때가 아니면 쓸일이 없을 것 같았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그게 어떤 기술이었고, 발명이었냐고? 그건 바로 두뇌의 데이터를 타인의 두뇌에 직접 옮기는 거였어. 인격을 형성하는 것은 경험으로 쌓인 데이터이며, 그 데이터를 옮겨서 덮어씌운다면 인격을 다른 육체에 옮길 수 있다는 가설이었지. 오컬트적으로 표현하지만 영혼을 옮긴다고 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그 연구가 성공했냐고?
 

그건 나를 보면 알 수 있지. 대성공이었어. 심지어 같은 범위권 내에 레드가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의 복제가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레드의 얼굴을 확인했고, 레드와 정신적으로 일부 동기화된 점까지, 흠잡을 곳이 없었지.
 

게다가 새로운 몸은 운이 좋게도 타고난 능력이 꽤나 우수해서 이용하기도 좋아서, 지금은 레드의 보호 아래 히어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어.  과거도 청산한 김에 새로운 목표도 세웠고 말이야.
 

후후, 언젠가 그 녀석의 웃는 얼굴을 엉망진창으로 울려주는 게 지금의 목표야.  레드를 보면 볼수록, 꼭 이루고 싶어지지 뭐야? 그 반듯한 얼굴이 울상이 되어 나에게 신음하는 걸 꼭 보고 말겠어.
 

물론, 오늘은 '저를 구해주신 히어로의 후배가 되어 아주 기쁜 여학생'에 충실한 거야.
 

두고 보라고, 레드.  

 

 

라는 느낌으로 뒷얘기를 꿈궜는데 

갑작스럽게 여공남수 히어로 능욕물의 전개가 되어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