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안녕히 계세요, 부디 행복하시길.
2023.02.08 01:10

카즈하를 감싸고 죽은 방랑자의 이야기에 이런 제목을 붙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중

카즈하와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행복한 순간이 언젠가 반드시 카즈하의 죽음으로 끝나고
세상에 자신만이 남게 된다는 것을
한 조각 두려움으로 마음 한 켠에 항상 숨겨두고 있던 인형은
어쩌면 카즈하보다 자신이 먼저 죽기를 염원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신의 눈길을 끌었던 인형의 바람을 들은 신은 다시 한 번 인형에게 기회를 주었고
인형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방랑자는 카즈하를 향해 쇄도하는 공격을 온전히 제 몸으로 받아냈다
전신이 엉망진창으로 망가지고서도 그는 여전히 기능했다
물론 수리를 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의 창조자인 라이덴 쇼군에게 여행자를 통해 부탁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쇼군은 인형과 만나길 원했으나 인형은 강력하게 거절하고 피해다녔다)

어서 치료를 받으러가자는 카즈하의 목소리를 들으며
카즈하의 품에 안긴 인형은 카즈하에게 상처 하나 없음을 확인하고 웃어보였다

신의 눈이 빛났고
그의 눈은 영원히 빛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