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흰 손이 한여름에도 서늘한 가부키모노.
가녀린 몸을 안아올리면 너무나 가벼워 깃털마냥 날아갈 것 같은 가부키모노.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을 불러주는 이름이 생겼다는 것에 의미 같은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마냥 기뻐하며 웃는 가부키모노.
누구보다 인간을 좋아하고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가부키모노.
니와에게 가부키모노는 작고 여린, 어린 동생이었다. 모르는 것이 많지만 배우는 것이 빠른 영리한 아이.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감사하며 기꺼이 애정을 줄 수 있는 다정한 아이. 환하게 웃는 얼굴이 아름다운 아이. 하늘하늘 휘날리는 하얀 비단옷을 입고 깃털같은 춤을 추는 아이.
백지장 같던 아이가 타타라스나에서 배운 것들로 채워져 풍성한 색채를 자랑하게 될 때까지, 이름조차 말하지 못하던 아이가 가부키모노라고 불릴 때마다 까르륵 웃으며 고개를 돌리고 대답하게 될 때까지, 키가 비슷했던 큰 아이와 어느새 머리 하나만큼 차이가 생길 때까지. 가부키모노는 변함이 없었다.
자신이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되어도 가부키모노는 어린 동생일 것이고, 큰 아이가 혼인을 할 때도 가부키모노는 그의 어린 동생일 것이며, 언젠가 손자나 손녀가 태어나고 자라 성년식을 치룰 때에도 가부키모노는 그들의 어린 동생일 것이다.
니와
니와
미안해
니와
너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원망하기만 했어
나 때문에 네 자손들은 힘들기만 했어
카츠라기에게도 미안하기만 해
내가 카츠라기를 따라 저택에서 나오지 않았더라면
하다못해 그녀를 제때에 만나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존재였더라면
내가
버려진 결함품 따위가 아니었다면
너희를
구할 수 있었을텐데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일어날 일이었다면
차라리 존재했던 내가 너희를 구할 수 있는
제대로 만들어진
신의 피조물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나 같은 버려져 잊혀진 물건에 정을 붙일 만큼 착한 너희에게 애정을 받을 만한 귀한 인형이었더라면……
자신이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되어도 가부키모노는 어린 동생일 것이고, 큰 아이가 혼인을 할 때도 가부키모노는 그의 어린 동생일 것이며, 언젠가 손자나 손녀가 태어나고 자라 성년식을 치룰 때에도 가부키모노는 그들의 어린 동생일 것이다.
니와라는 이름이 타타라스나에서 지낼 가부키모노를 지켜줄 수 있기를 바랐다.
니와
미안해
니와
너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원망하기만 했어
나 때문에 네 자손들은 힘들기만 했어
카츠라기에게도 미안하기만 해
내가 카츠라기를 따라 저택에서 나오지 않았더라면
하다못해 그녀를 제때에 만나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존재였더라면
내가
버려진 결함품 따위가 아니었다면
너희를
구할 수 있었을텐데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일어날 일이었다면
차라리 존재했던 내가 너희를 구할 수 있는
제대로 만들어진
신의 피조물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나 같은 버려져 잊혀진 물건에 정을 붙일 만큼 착한 너희에게 애정을 받을 만한 귀한 인형이었더라면……
미안해 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