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붙이기
두린은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친구인 모자와 함께 있고 싶어.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어. 책을 읽는 모자의 단정한 옆얼굴을 바라보는 시간이 좋아. 말투는 조금 날카로워도 결국에는 나를 걱정해주고 챙겨주는 다정한 손길이 기뻐. 펜을 들고 논문을 써 내려가는 손끝에 묻은 잉크 자국조차 너의 실수라고 생각하면 애틋하지. 너의 품에서 내가 쓴 편지가 인형과 함께 떨어졌던 날, 귓바퀴까지 붉어졌던 너의 얼굴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야. 사실, 너에 대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싶어. 무엇 하나, 잊고 싶지 않아.
"모자."
"왜."
무엇을 하고 있든, 내가 부르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눈을 맞춰주는 너의 눈동자 속에 오로지 나만이 있기를 자꾸만 바라게 돼.
이 모든 두근거림을 하나로 그러모아 이름 붙인다면,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최고의 보물이 될 것 같아서.
"모자가 너무 좋아."
"뭐?"
"그 감정에 사랑이라고 이름을 붙이기로 했어."
다정한 너는 나의 사랑을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도."
"너무 좋아!"
"…그래."
나의 가슴에 자리 잡은 이 보물을 자신의 것처럼 소중하게 생각해줄 거야.